名詩

[스크랩] 녹우당

배부른산 2010. 8. 30. 15:01

고산 유물관에서


-오우가-

 

윤선도

 

내 벗이 몇인가 하니 수석과 송죽이라

동산에 달 오르니 그 더욱 반갑구나

두어라 이 다섯 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

 

구름 빛이 맑다 하나 검기를 자주한다

바람소리 맑다하나 그칠 때가 많은도다

맑고도 그칠 때 없기는 물 뿐인가 하노라

 

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

풀은 어이 하여 푸르는듯 누르나니

아마도 변치 않음은 바위 뿐인가 하노라

 

더우면 꽃이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

소나무야 너는 어찌 누서리를 모르느냐

지하의 뿌리 곧은 줄을 그것으로 아노라

 

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

곧기는 뉘 시키며 속은 어이 비었느냐

저렇고 사시에 프르니 그를 좋아 하노라

 

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치니

밤중에 광명이 너만한 것이 또 있느냐

보고도 말 아니 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.


 



 


 



출처 : 녹우당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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